경률이 어린이집에서 행사를 연결해 주셔서 가루야가루야 체험전에 다녀왔다.
밀가루를 가지고 막연히 노는 곳이구나 했는데 순차적으로 밀가루의 변형된 형태를 직접 오감을 체험하며 놀이할 수 있는 곳이었다.
쭌은 24개월이 안되는 관계로 고모와 할머니께 맡겨졌다. 엄마 형아랑 다녀올께 하는데 울며 손톱으로 얼굴을 홱 할퀴는데 마음이 할퀴어 지는 것 같았다. ㅠ,ㅠ
우여곡절 끝에 도착.. 인증샷 정도는 해주셔야지..(경률아 걸어댕겨라, 몇살이니...-_-;;)
방에 들어가기 전부터 발동 걸던 경률이... 입장과 동시에 가루를 보고 완전 신나 흥분...
못가게 하는 어른들 틈을 요리조리 눈치 보며 밀가루 쌓인 곳으로 돌진.. 넘나들며 처음부터 온몸에 밀가루 신고식.. -_-;;;
멀리 인자하게 웃으시는 어린이집 쌤이 보인다. 난 중간에 짜증나서 경률에게 소리지르고 뛰쳐나올 뻔 했더랬다. 끝까지 웃으며 경률이를 다루시는 선생님.. 역시..선생님은 선생님이신가보다.
이렇게 신나게 들어가 놀다가...
모두 막아서니 그릇(?)에 담아 열심히 퍼 옮기시는 중.... 저 속을 누가 알까..
헙.. 왠 머리 하얀 할아버지 한 분이.. ㅋㅋ
잠시 앉아 물로 쓰고 밀가루로 그린 작품... 관심 없던 경률에게 숫자를 써서 관심 유도하신 선생님... 엄마보다 더 잘 알고 계시는 것 같다. (부끄...)
과자 만들기를 했던 둘째 방.. 무언가를 열심히 하는 것 같은데....
-_-;;; 사실 해바라기씨랑 땅콩 등등을 한쪽으로 몰고 있었던 것...
과업중심의 엄마, 뭐라도 만들고 싶었지만 반죽 들고 도망다니는 아들 잡느라 정체 불명의 추상작품으로 마무리... 자기 것만 찾아가라는데 어떤게 내것인지 당췌 모르겠다. 어차피 인간이 먹을 수 있는 맛은 아니라서 괘않다. ^^;;;;;
커다란 반죽을 맘껏 주무르고 놀 수 있는 세번 째 방... 쌤들이 경률이 밀가루 신발 만들어 주셨다. 쿄쿄쿄.. 자상하시지만 짖굿기도 하시다는 거~~
생각없이 그 신발 신고 반죽에 올라가 밀가루 늪에 빠진 률.. 혼자 힘으로 못 나온다. ㅋㅋㅋ 경률아~ 세상 예쁜 여자들이 그 밀가루 반죽 같은 것이여.. 슬기롭게 잘 나와 보렴..
첫방에서 너무 에너지 낭비하여 심히 피곤한 뿌롱, 엄마에게 안겨 자다가 벌떡 일어났다. 자는 부롱도 벌떡 일어나게 했던 네번째 통밀방~~ 방 전체가 통밀로 20cm정도 깔려 있어 걷기도 힘들고 나름 재밌다. 개인적으로는 제일 좋았던... 아차차.. 내가 놀러간 게 아니지...
어디서 갑자기 기운이 났는지 신나게 뛰다니는... 뿌롱!!
여기서 이렇게 신나게 놀고 아이스크림 한 개 얻어 먹고는 차에서 바로 주무셨다는... ㅋ
끝나고 경률 고모댁에 있던 경준이를 보니 맘이 짠했다.
신나게 놀기는 했다는데 낮잠 두세시간 자는 녀석이 낯설어 잠도 못자고, 엄마 없는 사이 입술도 다치고.. 눈이 벌개서는 피곤한 표정이지만 엄마를 웃으며 맞아줬다.
아.. 엄마라는 이름이 정말 무겁고 힘든 거구나..
경률과 힘들게 씨름하고 더 잘 놀아줄 걸.. 후회하며 집에 돌아와서는,
맘 상했을 둘째를 보듬으며 더 챙겨 주지 못함에, 좀더 헤아려 주지 못했음에 피곤한 마음보다 속상한 마음이 더 컸던 날..
하지만 무겁고 힘든 그 이름을 준 아이들에게 너무도 감사한 역설적인 기분의 날..
다른 엄마를 만났으면 지금보다 좀더 만족스럽지 않았을까.. 미안한 마음도 있지만...
지들이 나없이 어케 세상에 있어?! 다른 엄마는 뭐 금으로 만든 밥주나?
금세 나로 돌아와 다시 아이들에게 고래고래 소리지르며 군기를 잡고 있다...
아무래도 난 신사임당과는 아닌가보다. ^^;;;;;;;;;